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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용대
1960년 하회마을 부녀자들이 부용대로 나들이 갔을 때 찍은 사진이다.
1960년 하회마을 부녀자들이 부용대로 나들이 갔을 때 찍은 사진이다.

부용대는 하회마을 북쪽의 병풍처럼 서있는 절벽이다. 부용대에는 화천서당, 옥연정, 겸암정, 상봉정 등 풍류와 교육을 위한 시설이 산재해 있던 곳이다. 형제암, 능파대 등의 암석들과, 부용대를 감싸 도는 화천, 수많은 전설이 전해지는 곳이기도 하다. 부용대 아래에는 백사장이 넓게 펼쳐져 있다.

풍수사상에 따라 하회마을은 여러 가지 모양으로 생각해 볼 수 있다. 가장 쉽게 볼 수 있는 형상이 태극모양이다. 화천이 부용대를 지나 마을을 한 바퀴 돌아 나가면서 자연스레 둥근 원형을 이루고, 산과 들이 서로 경쟁하는 모습이 산태극수태극(山太極水太極)의 장관을 연출하고 있다. 또한 마을이 물 위에 떠 있다는데서 “연화부수형(물 위에 뜬 연꽃)”이나 “행주형(떠나가는 배)”이라 하기도 한다. 연꽃과 배를 떠올리게 되는 것은 모두 화천과 연관이 되어 보인다. 하회마을을 달리 부를 때 ‘물돌이마을’이라고 하는데, 물이 돌아가는 모습에서 자연스레 연상이 된 듯하다. 이와 달리 마을 사람들은 ‘옛날 다리미’ 모양이라고도 한다. 부용대에서 보면, 마을 입구가 다리미 손잡이로, 마을 전체가 숯을 넣는 다리미 몸통 부분이 된다는 것이다.

화천이 굽이쳐 흐르는 모습과 부용대 아래 넓게 펼쳐진 모래사장. 하회마을과 부용대를 오가는 배, 그리고 깎아지른 절벽에서 그 옛날 선비들은 기개를 담아 시를 짓기도 하던 곳이 바로 부용대이다. 부용대는 선비들의 기개와 풍류를 한 몸에 받아 안고 있는 곳이기도 하다. 옛날 하회에 삶을 일구었던 선비들은 하회마을의 아름다움을 시를 지어 칭송하기도 했다. 이를 '하회 16경'이라 하는데, 적벽호가(赤壁浩歌)에는 이렇게 적고 있다.



부용대 위에서 호탕하게 부르는 노랫소리


강가에 푸른 절벽 천 길이나 깎아질렀는데


우렁찬 노래 한 곡조 널리 울려 퍼지네


바람 따라 사라져 가는 은은한 노랫가락


텅 빈 허공에는 하늘과 강만 아득하구나




깍아 지르는 절벽에서 호탕하게 소리 지르며 부른 노래이다. 그 노래 소리는 절벽을 타고 흘러 바람과 함께 사라지고, 텅빈 허공을 내다보면 굽이쳐 흐르는 강과 하늘이 눈에 들어온다. 그 옛날 선비들의 풍류를 한껏 느껴 보고 싶다면 부용대에 올라서서 노래를 불러도 좋고, 시를 한 수 읊조려도 좋을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