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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용대에서 바라본 화산
부용대에서 바라본 화산

하회마을의 동쪽에는 일월산 줄기의 화산이 자리하고 있다. 화산은 태백산맥의 지맥이며, 해발 271미터이다. 화산의 줄기는 마을 안까지 뻗어 있다. 화산 자락에 서낭당이 있는데, 이곳에서 보면 북쪽으로 부용대와 서쪽으로 원지산, 남쪽으로 남산이 한눈에 들어온다. 산 아래로 논과 들이 들어오고, 그 너머에 집들이 보인다. 마을을 휘감아 돌아가는 화천을 보면 절로 ‘물돌이마을’이라는 말을 떠올리게 된다.

풍수지리적으로 볼 때 하회마을 동쪽에 있는 화산(현무)이 주산이 되며, 서쪽의 원지산(주작)이 안산의 역할을, 마을의 남쪽과 북쪽에 각각 남산(청룡)과 부용대(백호)가 위치하고 있다. 거기에다가 혈에 해당하는 삼신당까지, 명당의 요소를 두루 갖추고 있다. 여기에 하나 덧붙여 북서쪽의 부족함을 메우기 위해 ‘만송정’을 조성했다고 한다.

지금의 하회마을이 형성되기 전 화산 아래에는 김해허씨와 광주안씨가 자리를 잡고 있었다. 허씨들이 터전을 잡기 위해 선택한 화산 남쪽은 전통적인 풍수지리사상에 따라 산을 뒤로 하고, 강을 앞에 둔 것으로 보인다. 이후 광주 안씨들은 허씨들의 터전을 피해 화산 북쪽에 자리하게 된다. 제일 늦게 하회마을에 자리를 잡게 된 풍산 류씨들은 화산 기슭을 피해 화천 가까운 곳에 터를 잡게 된다. 이렇다 보니, 허씨와 안씨들이 떠난 자리가 논과 밭이 되어, 산-들-마을-강의 순서로 마을이 형성되어 지금의 모습을 갖추었다.

풍수지리학상 좋은 입지조건의 땅이 되기 위해서는 영험한 산에서 출발하여 그 기운이 수백킬로를 달려 온 산줄기와 연결되어야 하고, 그 산에서 출발한 물줄기가 와 닿아야 한다. 이 산과 산맥 물줄기가 서로 통일된 하나의 체계를 이룰 때 명당으로서 불린다고 한다. 하회마을의 산과 물, 마을 그리고 들판은 모두 하나의 체계로 경관을 이루고, 마을사람들에게 하나의 상징적 의미로 다가오게 된다. 이 경관은 마을 사람들에게 삶의 터전이기도 하고, 극복되어야 할 대상이 되기도 한다.

하회마을 사람들에게 있어서 화산은 삶의 터전이었고, 조상들의 묘로 연결되며, 서낭당을 지어 길흉화복을 비는 신앙의 대상이 되기도 한다. 풍수에서 경관은 산의 기운을 어떻게 이어받는가 하는 문제로 귀결된다. 주로 주산을 등지고 앞으로 넓은 뜰과 농사를 짓기 위한 물의 공급 등 풍수 사상은 인간들의 삶을 영위하기 위한 수단과도 직결된다 하겠다. 하회마을을 둘러싼 산들은 바람을 막아주는 등 마을을 지켜주는 힘을 가지고 있다. 하회마을 사람들은 주어진 자연조건에 때로는 순응하고 때로는 극복하면서, 하회마을만의 독특한 문화를 발전시켜 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