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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회탈놀이5 - 할미마당
하회탈놀이 할미마당

쪽박을 허리에 찬 꼬부랑 할미가 등장하여 베를 짜는 시늉을 하며 궁핍하게 살아온 신세타령을 베틀가로 읊는다. 베틀가의 내용은 시집간지 사흘만에 과부가 되어 겪는 고통과 삶의 애환이 절박하게 표현된다. 신세타령을 한 뒤에는 영감과 청어 먹기 타툼을 벌인다.



- 굿거리 -


〈할미가 굿거리 장단에 맞춰 '등장 춤'(엉덩이 춤)을 추며 입장하여 마당 가운데 털석 주저 앉으면 상쇠는 가락을 멈추고 할미는 베를 짜는 시늉을 하며 베틀가를 부른다.〉 (등장이 지루할 수 있으니 할미는 마당을 넓게 사용하되 시간을 조절하여야 한다.)

- 베틀가(중중모리) -





춘아춘아 ∼ 옥단춘아


성황당의 신령님네


시단춘이 춘일런가 ∼


시집간지 ∼ 사흘만에


이런일이 또있는가 ∼


열다섯살 ∼ 먹은나이


과부될줄 알았다면


시집갈년 누이런가 ∼


바디잡아 ∼ 치는소리


일평생을 시집살이


아구답답 내팔자야 ∼


베틀다리 ∼ 두라릴랑


서방다리 두다리요


내 다리 두다리요


쌍을지은 네다리요 ∼


바디잡아 ∼ 치는소리


우리낭군 목소리요 ∼


살림살이 ∼ 어떤가배


에고에고 묻지마소


시집온날 입은치마


분홍치마 눈물되고


다홍치마 행주되네 ∼


삼대독녀 ∼ 외동딸이


시집온지 사흘만에


저양반집 씨종살이


씨종살고 얻은삼을


짜투리고 어울쳐도


삼시세때 좁싸래기 ∼


사흘염천 ∼ 긴긴해를


허리메고 배가고파


저선비내 씨종살이


디리썩썩 네리싹싹


독수공방 밥메기나 ∼


바디잡아 ∼ 치는소리


모진삶은 잘도간다. ∼

베틀가가 끝나면 영감과 할미의 청어 먹은 다툼이 벌어진다.


광대 : "할마이 비는 다짰나?"할미 : "비는 다 짰다마는-"


광대 : "할마이, 어제 내가 장 가서 사온 청어는 다 먼나?"


할미 : "엊 저녁에 당신 한 마리, 내 아홉 마리, 오늘 아직에 내 아홉 마리, 당신 한 마리, 한 두름 다 먹었짢나"


광대 : "할마이는 고 따우로 먹어대이께네 이가 다 빠지지... 그 따우로 살림 살라카만 쪽배기나 들고 얻어 묵기 딱 알맞대이-"


할미 : "내 팔자가 그런 걸 우야란 말꼬"

- 자진모리 -


〈할미는 궁둥이를 털며 일어서 차고 있던 쪽박을 들고 일어나 사람들에게 구걸하며 돌아다니다 구걸한 돈을 치마 품속에 숨기고 다시 구걸하다 퇴장한다.〉


할미마당은 이중의 의미를 지니고 있다. 할미의 베짜는 모습과 신세타령 및 초라한 차림새를 통해서 한편으로는 여성들의 고난을 보여준다. 그리고 청어를 영감 한 마리 주고 자신이 아홉 마리나 먹었다고 하는 할미의 대응방식을 통해서, 남성중심의 가부장적 권위를 파괴하고 남녀간의 상하관계를 뒤집어 버리는 모습을 보여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