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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회탈놀이7 - 양반선비마당

초랭이와 이매의 부추김에 따라 양반과 선비가 서로 싸움을 벌이는 마당이다. 싸움의 내용은 크게 지체 다툼과 학식 다툼이다. 서로 자기 지체가 더 높고 자기 학식이 더 많다는 것이다. 그리고 다음에는 부네를 두고 다툼이 벌어진다. 조금 전에는 초랭이가 양반과 선비의 싸움을 꼬드겼지만 이제는 부네까지 합세하여 두 사람의 싸움을 유발하는 것이다. 부네는 양반과 선비 사이를 왔다갔다하며 귓속말을 하기도 하고 어깨를 주물러 주기도 하는 등 질투심을 유발시켜 싸움을 붙인다.


양반과 선비의 싸움이 끝나고 춤판이 벌어지자 할미가 다시 등장하지만 양반과 선비에게 괄시당하고 초랭이와 춤을 춘다. 춤 대목이 한참 진행되다가 백정이 오쟁이에 소불알을 넣어가지고 다시 등장한다. 백정이 소불알을 꺼내 높이 쳐들고는 소불알을 사라고 외친다.



초랭이 : "양반요-, 양반요-, 얼른 나오소."


〈 -굿거리-. 양반은 여덟팔자 황새걸음으로 '등장 춤'을 추며 등장한다. 초랭이는 연신 바쁘게 쫓아 다니며 부산을 떤다. 묘사하자면 양반 뒤에서 양반 흉내를 내고, 부네 흉내를 내고, 부네의 치마를 들치는 등등..., 이때 선비는 반대쪽에서 부네를 데리고 등장한다. 양반과 선비가 무대 중앙에 위치하면 초랭이가 뛰어 나오면서 '양반요, 양반요-'한다. -상쇠는 이를 신호로 가락을 중단한다.-〉


초랭이 : "양반요, 나온 김에 서로 인사나 하소." (인사하는 행동)


양반 : "여보게 선비, 우리 통성명이나 하세."


선비 : "예, 그러시더."


〈양반과 선비가 서로 절을 하려고 할 때, 초랭이가 양반 머리 위에 엉덩이를 돌려대고 선비에게 자기가 인사를 한다.〉


초랭이 : "헤헤..., 니 왔니껴?"


양반 : "옛기, 이놈."


선비 : "저 놈의 초랭이가 버릇이 없구만요."


양반 : "암만 갈체도 안되는 걸 별도리가 있나."


선비 : "아니 그래가지고 이마에 대쪽같은걸 쓰고 양반이라카나?"


〈초랭이는 양반과 선비의 대화에 귀를 기울이며 관중을 그 대화속으로 끌어들인다. 그리고 틈나는 데로 부네에게로 가서 추근대며 전체마당을 분주히 돌아다닌다.〉


초랭이 : "지도 인사, 나도 인사, 인사하긴 마찬가진데 무슨 상관이니껴."


〈초랭이는 양반이나 선비를 두고 대사를 할 경우는 가운데 위치에서 대사를 한 후 얼른 뒤로 피하는 행동을 한다.〉


양반 : "어흠, 그래 내가 양반이 아니고 또머로? 여기에 내보다 더한 양반이 어디있노"


〈선비는 부네를 부르고 자리에 앉는다. 양반도 앉는다. 부네는 가만히 선비에게로가 선비의 어깨를 주무른다. 선비는 부네가 주무르는 손을 어루만지며, 양반이 보란 듯이 다정스레 대한다. 양반은 선비의 그런 태도에 못 마땅하게 여긴다. 초랭이는 이러한 양반의 마음을 읽고 그를 놀려주기로 생각한다.〉


초랭이 : "양반요, 어깨 주물러 주까요?"


〈양반의 '오냐' 소리에 초랭이는 부네의 흉내를 내듯 양반의 어깨를 몇 차례 주무르다가 무릎으로 양반의 어깨를 짓누르기 시작한다. 양반은 초랭이의 우악스러운 안마(?)에 더 이상 못 참겠던지 초랭이를 뿌리친다.〉


양반 : "아이쿠, 이놈 어깨 부서질따."


〈초랭이는 뒤로 나동그라진다. 다시 일어서 양반의 뒤통수를 세게 내리치려는 행동을 한다. (초랭이는 늘상 이런 식의 행동을 한다. 즉, 양반 앞에서는 '예예' 하다가도 뒤에서는 틈만 있으면 양반의 허세를 비꼰다. 풍자극에서의 전형적인 모습이라 하겠다.) 부네는 어깨 주무르는 것을 그만 두고 원래 자리로 되돌아 간다.〉


초랭이 : "양반요", "양반요", "아 양반어른요"


〈초랭이는 빠른 걸음으로 양반의 좌우를 왔다갔다 하며 양반을 부르지만 양반은 뉘엇뉘엇 돌아다보기 때문에 도무지 초랭이를 볼 수가 없다.〉


양반 : "허허, 이놈이 오늘 따라 왜이리 수답노."


초랭이 : "세사아 참, 빌꼬라지 다볼시데이. 아까요, 중놈이 부네하고 요래 요래 춤추다가 중이 부넬차고 저짜로 갔잖니껴."


양반 : "허허, 그 참 망측한 세상이로다."


〈초랭이는 자기말만 하고 양반의 말은 안중에도 없는 듯 관중에게로 가 다른 짓을 한다.〉


부네는 이때 중을 유인하며 마당을 이끈다. 둘이 무대중앙에서 마주 보게되면 중은 부네와 함께 '노는 춤'을 춘다. 춤의 끝부분에 초랭이가 등장하여 둘이 노는 것을 유심히 살피다 중이 부네와 어울려 춤을 춘다는 사실에 배꼽을 잡고 웃으며 데굴데굴 구른다.


초랭이에게 발각된 중은 부네를 등에 메고 부리나케 도망간다. 이때 부네가 신고 있던 꽃신이 벗겨져 버린다. 초랭이는 이들이 사라진뒤에 정신을 차렸으나 두 사람의 행방은 알지 못한다.>


초랭이 : "헤헤헤... 우숩데이, 우수워 세사 이런 일이 다 있노. 어, 근데, 중놈하고 부네하고 어데로 갔노. 누가 중놈하고 부네하고 어데로 갔는지 본 사람있니껴?


초랭이 : (꽃신을 발견하고) "어, 요게 머로? (초랭이는 그것이 꽃신인 줄 모르고 무엇인가 살피다 살짝 건드려 보다 놀라 뒤로 물러난다. 두 번 정도 물건을 살피는 행동을 한 후 그제서야 꽃신인줄 알고 살며시 잡고) 아-, 중놈하고 부네하고 노다 빠자 넣고 간 꽃신 이구나! 아리고 고와래이-. (초랭이는 좋아서 꽃신을 꼭 껴안는 등 굉장히 아끼는 행동을 한다.)


초랭이 : "보소, 이거 이뿌지요? 이거 주까요? 안돼니더. (다른 이에게) 이거 니주까? 안돼 헤헤헤... (독백) 에이고 중하고 부네하고 춤추고 노는 세상인데 나도 이메나 불러 춤이나 추고 놀아야 될따. (이메가 입장하는 곳을 가서) 야야, 이메야- 이메야, 이메 이놈아야. 얼른 나오이라.


이메 : "왜 그노 이놈아야"


〈상쇠는 굿거리로 몰고, 이메는 무대중앙으로 '비틀 춤'을 추며 등장하고 초랭이는 이메의 춤을 흉내 내는 등 마당을 재미있게 이끈다.〉


초랭이 : "이메야, 이놈아야. 니는 와 맨날 비틀 비틀 근노 이놈아야."


이메 : "까부지 마라 이눔아야, 니는 와 촐랑촐랑 그노 이눔아야. (촐랑거리는 흉내를 내다 넘어진다.) "아이쿠, 아이구 궁디야, 아구야."


초랭이 : "에이, 등신아. (머리를 쥐어박고 일으켜 준다)", "이메야, 아까 중놈하고 부네하고 요래요래 춤추다가 내가 나오끼네 중놈이 부네를 차고 저짜로 도망 갔잖나."


이메 : "머라꼬, 아이구 우습데이....(웃음)"


양반 : "야야, 초랭아. 이놈 거기서 촐랑 대지만 마고 저기가서 부네나 찾아 오너라."


〈이 말에 초랭이는 '야' 하고 부네를 데릴러 쫓아 다니지만 어느새 부네는 양반 뒤에 와 있다. 선비는 몹시 언짢아한다.〉


초랭이 : "부네 여 왔짠니껴"


〈부네는 양반의 귀에다 대고 '복' 한다.〉


양반 : "아이쿠, 깜짝이야. 귀청 떨어질라. 오냐, 부네라!"


〈다시 초랭이는 관중들과 함께 부산을 떨고 선비는 연신 못마땅한 표정을 짓는다. 부네는 양반의 어깨를 주무르다 말고 양반의 머리에서 이를 잡는 시늉을 한다. 초랭이가 이를 보고〉


초랭이 : "헤헤, 양반도 이가 다 있니껴?"


〈양반과 선비가 모두 일어난다. 선비는 일어나면서 '엣기 고얀지고' 라며 심경을 토로한다.〉


양반 : "오냐, 부네라, 어흠, 국추 단풍에 지체후 만강하옵시며 보동댁이 감환이들어 자동 양반 문안 드리오.'


부네 : "보 - 옥"


양반 : "허허, 그곳이 하도 험악하여 보호차로 왔나이다. 수목은 울창하며 양대꽃이 만발하니 거기에 들어가기만 하면 백혈을 토하고 죽어가기에 보호하러 왔나이다."


〈선비는 못마땅한 표정을 지으며 안절부절 한다.〉


양반 : "예 부네야, 그래 우리 춤이나 한번 추고 놀아 보자"

- 굿거리 -


〈상쇠의 가락에 맞춰 양반, 선비, 부네, 초랭이가 어울려 '노는 춤'을 추며 마당은 곧 흥에 넘친다. 그러나, 양반과 선비는 부네를 사이에 두고 서로 차지하려고 하여 춤은 두 사람이 부네와 같이 춤추려는 내용으로 이어져 간다. 부네는 요염한 춤을 추며 양반과 선비 사이를 왔다 갔다 하며 두 사람의 심경을 고조 시킨다. 이것을 간파한 초랭이는 양반과 선비를 싸움 붙이려는 계략을 꾸민다. 우선 양반에게로가 무언가를 얘기를 한다. 이에 양반은 초랭이가 시키는 데로 선비에게로가 그를 데리고 그 무언가를 얘기하면 선비는 관중석에서 누군가를 찾기 시작한다. 이를 기회로 양반은 부네와 춤을 계속 추게 되었다. 관중속에서 열심히 무언가를 찾던 선비는 부네와 어울려 춤추는 양반을 보고는 '속았다' 는 생각에 노발 대발하여 양반을 부른다.〉


선비 : "여보게 양반-"


〈이를 신호로 상쇠는 가락을 멈춘다.〉


선비 : "여보게 양반, 자네가 감히 내앞에서 이럴수가 있는가?"


양반 : "허허, 무엇이 어째? 그대는 내한테 이럴수가 있단 말인가?"


선비 : "아니, 그라마 그대는 진정 내한테 그럴수가 있는가."


양반 : "허허, 뭣이 어째? 그러면 자네 지체가 나만 하단 말인가?"


선비 : "아니 그래, 그대 지체가 내 보다 낫단 말인가?"


양반 : "암, 낫고말고."


선비 : "그래, 낫긴 뭐가나아"


양반 : "나는 사대부의 자손일세"


선비 : "아니 뭐라꼬, 사대부? 나는 팔대부의 자손일세."


양반 : "아니, 팔대부? 그래, 팔대부는 뭐로?"


선비 : "팔대부는 사대부의 갑절이지."


양반 : "뭐가 어째, 어흠, 우리 할뱀은 문하시중을 지내셨거든"


선비 : "아, 문하시중. 그까지꺼... 우리 할뱀은 바로 문상시대인걸."


양반 : "아니 뭐, 문상시대? 그건 또 머로?"


선비 : "에헴, 문하보다는 문상이 높고 시중보다는 시대가 더 크다 이말일세"


양반 : "허허, 그것참 빌꼬라지 다보겠네. 그래, 지체만 높으면 제일인가?"


선비 : "에헴, 그라만 또 머가 있단 말인가?"


양반 : "학식이 있어야지, 학식이. 나는 사서삼경을 다 읽었다네"


선비 : "뭐 그까지 사서삼경 가지고. 어흠, 나는 팔서육경을 다 읽었네"


양반 : "아니, 뭐? 팔서육경? 도대체 팔서는 어디에 있으며 그래 대관절 육경은 또 뭔가?"


〈초랭이는 여태까지 두 사람의 얘기를 귀담아 듣다가 잽싸게 끼어 든다.〉


초랭이 : "헤헤헤, 난도 아는 육경 그것도 모르니껴. 팔만 대장경, 중의 바라경, 봉사의 앤경, 약국의 길경, 처녀의 월경, 머슴의 세경 말이시더-"


〈고수는 육경을 한 소절마다 장단을 쳐준다. 초랭이는 '머슴의 세경' 을 더욱 강조 하여 자신의 세경에 못마땅함을 보인다.〉


선비 : "그래, 이것도 아는 육경을 양반이라카는 자네가 모른단 말인가?"


양반 : "여보게 선비, 우리 싸워봤짜 피장파장이꺼네 저 짜있는 부네나 불러 춤이나 추고 노시더."


선비 : (잠시 생각하다가) "암, 좋지 좋아"

〈이어 양반과 선비가 동시에 '예, 부네냐-' 하고 부네를 부르면 상쇠는 자진모리 가락으로 마당을 이끈다. 이젠 양반, 선비가 부네를 두고 다툼하는 춤이 아니라 서로 어울리는 화합의 '노는 춤'을 춘다.〉


춤의 중간 부분에 할미가 등장한다. 할미는 춤추고 노는 광경을 보고 어울려 놀고 싶은 생각이 들어 같이 춤을 추다가 부네가 선비와 어울리는 동안 양반에게로가 양반과 춤을 춘다. 양반은 흥에 겨워 춤을 추다 보니 부네는 없고 할미가 앞에 있기에, '에끼이 할망구야' 하고 밀어낸다. 할미는 선비에게로 다가간다.


어느새 부네는 양반에게로 가있다. 선비도 양반처럼 할미를 밀친다. 할미가 선비에게 밀려 넘어지자 이를 지켜보던 초랭이가 할미를 일으키며 자기와 같이 춤추며 놀자고 한다. 할미는 초랭이를 기특하다며 칭찬하고 나서 같이 춤을 춘다. 이제 모두가 흥에 겨워 춤 마당을 벌인다.


한창 흥에 겨워 할 때 백정이 등장한다. 보기드문 광경을 보고 '꼴들 참 좋다 좋아' 하고는 우랑을 팔려는 생각을 한다.>


백정 : "샌님-, 샌님-."


〈이 소리를 신호로 상쇠는 가락을 멈추고 모든 배역은 춤을 중단한다.〉


백정 : "꼴들 참 좋다, 좋아. 샌님 알 사소 알."


양반 : "이놈 한참 신나게 노는 데, 알은 먼 알이로"


백정 : "알도 모르니껴"


〈이 때 초랭이가 툭 튀어나오면서〉


초랭이 : "헤헤헤...., (행동으로) 닭알, 눈알, 새알, 대감님 통불알 말이시더."


백정 : "맞다 맞어, 불알이야, 불알."


선비 : "이놈, 불알이라니"


백정 : "소불알도 모르니껴?"


양반 : "이놈, 쌍스럽거러 우랑이라니, 안살테니 썩 물러가거라."


백정 : "샌님, 이 소불알 머그만 양기에 억시기 좋으이시데이."


선비 : "머라꼬, 양기에 좋타꼬, 그라만 이거 내가 사지."


양반 : "허허, 야가 아까 날보고 먼첨 사라켓으이께네, 이건 내 불알일세."


선비 : "아니 이거는 내불알일세."


〈양반과 선비는 백정이 잡고 있는 소불알을 잡고 밀고 당기고 한다.〉


백정 : "이이쿠 내 불알 터지니더-"


〈백정이 소리치며 뿌리치니 불알이 땅에 떨어진다. 할미는 떨어진 소불알을 집어 들면서.〉


할미 : "쯔쯔쯔, 소부랄 하나 가지고 양반도 지 부랄이라 카고, 선비도 지 부랄이라 카이께네 대관절 이부랄은 뉘 부랄이로? 내 육십평생 살았다만 소부랄 하나 가지고 싸우는 꼬라지는 처음 봤다. 처음 봤어. 에이, 몹쓸 것들아...."


〈이 말을 신호로 상쇠는 자진모리 가락으로 몰며, 모든 배역들은 서로 어울려 '노는 춤'을 춘다. 모든 갈등이 해소 된 상태에서 한 바탕 흥겹게 어우러져 춤을 춘다. 춤의 끝부분에 별체가 등장하여 큰 소리에 외친다.〉


양반·선비마당은 크게 두 대목으로 나눌 수 있다. 양반과 선비의 지체 및 학식다툼이 앞대목이라면, 뒷대목에서는 소불알을 놓고 다툼이 벌어진다. 그러나 이 두 대목은 다시 두 부분으로 이루어져 있다. 앞대목은 초랭이가 인사에 끼어들어 양반·선비가 다투는 부분과 부네를 서로 차지하고자 양반·선비가 다투는 부분이 있으며, 뒷대목에는 할미가 춤판에 끼어들자 양반·선비가 서로 밀쳐내는 바람에 할미와 다투는 부분과 백정이 소불알을 들고 나와 사라고 하여 양반·선비가 서로 다투는 부분으로 나눌 수 있다. 양반·선비마당은 이처럼 여러 단계의 다툼을 통해서 양반·선비의 문제점과 사회적 모순을 다각적으로 드러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