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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신밟기와 달맞이
지신밟기

지신밟기는 하회마을에서 별신굿이 거행되는 동안 함께 벌어진 의례이자 놀이였다. 요즘에는 정월 보름날 아침에 해가 뜰 무렵 당제를 지내고 나서 마을을 한 바퀴 돌며 진행되고 있다. 일체 사설이 없으며 ‘하회별신굿탈놀이보존회’에서 주관한다.

지신밟기는 상당(성황당)에 인사를 한 후 마을로 내려와 집집마다 돌면서 놀던 종교적이고 주술적이며 예술적인 요소가 혼합된 놀이였다. 요즘은 정월 대보름날 단 하루만 지신밟기를 하고 있지만 예전에는 정초부터 대보름까지 약 15일간 계속됐었다. 지신밟기를 초청하는 집이 있으면 그곳에서 놀아주고 쌀이나 술과 함께 약간의 돈도 받았다.

1950년대 후반에 치러졌던 지신밟기에는 풍물패의 행렬 맨 앞에 꿩장목이 달린 농기가 나갔다. 농기에는 ‘농자천하지대본(農者天下之大本)’이라는 글자가 쓰여 있었다. 그 뒤를 따라 풍물이 가고 광대가 뒤따랐다. 광대는 탈을 썼으며 풍물을 하는 사람들은 색복을 입고 머리에 행미도 썼다. 모든 집을 돌아다니며 지신밟기를 한 것은 아니었으며 초청을 한 집에서 지신밟기를 했다.

1980년대 중엽에 치러진 지신밟기 기록을 보면 하회 지신밟기만의 또 다른 특징을 찾아볼 수 있다. 신경림에 의해 기록된 하회별신굿 자료를 보면 지신밟기를 할 때 일체 사설을 하지 않았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또한 충효당과 양진당 같이 큰 곳에서는 이들에게 술과 음식을 내주는 등 편의를 아끼지 않았다는 사실도 살펴볼 수 있다. 예전에 이처럼 큰 집에서는 지신밟기와 탈춤놀이를 같이 했었다고 한다.

하회의 지신밟기에 주목해야 할 점은 탈을 쓴 이들이 동행하고 있으며 지신밟기를 할 때 어떤 종교주술적인 사설도 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러나 사설을 하지 않을 뿐 마당을 이리저리 돌아다니며 땅을 힘차게 밟아 지신밟기를 하고 있는 점은 어디와도 다르지 않다.

하회의 지신밟기는 별신굿과 같이 연행하던 종교적이며 의례적인 놀이다. 더 나아가 선유줄불놀이가 양반 중심의 문화를 대변한다면 지신밟기와 별신굿은 일반 민중이 주도한 놀이 문화의 정수였다. 하회의 양반은 금전적인 지원만 해줄 뿐 어떠한 간섭도 하지 않았고 대부분의 일을 민중들이 처리하였다. 민중들은 스스로 이런 놀이와 의례를 이끌어 가며 지나온 세월의 갈등을 해소하고 일상으로 돌아갈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