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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회탈놀이4 - 백정마당

주지가 물러나면 백정마당이 이어진다. 백정이 도끼와 칼을 넣은 오장치를 들고 등장하여 춤을 춘다. 이 때 어슬렁거리며 등장한 소를 보고 본능적으로 소를 때려잡는다. 소의 배를 갈라 염통과 소불알을 떼어 구경꾼들에게 염통과 우랑(牛囊-소의 불알)을 사라고 희롱한다.



- 굿거리 -


白丁이 도끼, 칼, 망태를 걸어 메고 등장하며 ‘등장 춤’을 춘다. 춤의 끝부분에서 호탕한 웃음의 신호로 상쇠는 가락을 멈춘다.


백정 : (큰 소리로) 으하하, 날씨 참 좋-다. 이렇게 조은 날, 춤이나 실컷 추다 노다 가야 될따-

- 굿거리 -


〈백정은 이제 아까와는 달리 '노는 춤(등장 춤과 달리, 도끼를 휘두르고 호탕한 웃음과 포악한 춤으로 관중들과 함께 흥을 마음껏 펼치는 춤)'을 춘다. 춤이 한창 절정에 달할 때 한 쪽 귀퉁이에서 소가 등장한다. 춤을 추고 있던 백정은 조금 놀란 표정으로 발견하면 이를 신호로 상쇠는 가락을 멈춤다.〉


백정 : "저 놈의 소새끼, 여기에 있었구나. 저 놈을 잡아다가 여기서 큰 잔치나 벌여야 될따."


〈백정은 소의 고깃살을 생각하며 몸체를 살피다 소의 불알을 발견하고〉


백정 : "앗-따, 저놈의 소새끼 불알이 크다해서 뚝 따 묵으마 (관중을 보며) 양기에 억시기 좋을시더. 으하하..."


〈소가 백정의 웃음소리에 틈타 백정을 떠 받는다. 백정은 한쪽으로 나뒹굴고 일어나 '이 놈의 소 새끼 함 뒤져봐라'하고 망태기로가 도끼를 빼내 뒤 춤에 감추고 소에게 접근한다. 이에 소는 본능적인 죽음에 대한 방어 본능으로 백정에게 위협적으로 대든다.〉


백정 : 워-, 워-..... (2∼3번 왔다 갔다 하며)


소 : 음 무-, 음 무-,....


〈도끼로 소의 정수리를 노리고 있던 백정은 기회를 잡아 힘껏 내리친다. 소는 한 쪽 무릎을 끓고 고통 스러워 한다. 한 번에 성공하지 못한 백정은 다시 한번 내리친다. 이젠 완전히 뻗었으나 소는 다리를 부들부들 떤다. 다시 가볍게 내리치면 소는 다리를 내려 죽는다.〉


백정 : "우하하하하..."


〈백정은 망태기로 가 망태기 속의 칼을 빼며, "뻘 뻘 뻘 뻘-."한다. (이것을 신호로 상쇠는 가락을 자진모리로 몬다.) 백정은 도끼에 대고 칼날을 가락에 맞춰 간다. 소 껍질을 벗기고 육각을 떼내고 염통과 우랑을 끊어 가지고 통쾌하게 웃으며 다시 기쁨의 춤을 춘다. 춤의 끝부분에서 '보소 샌님들' 한다. 이소리를 신호로 상쇠는 가락을 끊는다.〉


백정 : "보소 샌님들, 염통사소 염통요. 아직 뜨끈뜨끈해서, 이대로 썰어다가 히를 해머도 조-코, 불포감 중에는 소 염통이 제일 이시대이. 누가 불포감으로 안살라니껴?...헤헤...아무도 안살라니껴?... 그라마, 염통 사묵지 마고 쓸개나 염통없는 양반 사 넣어 보소. 사람 것 보다 커서요. (관중을 가리키며) 오줄없는 양반 오줄 생기고 염치없는 양반 염치 생기니대이. 헤헤... 안살라니껴? 허허, 참, 여 있는 양반들 다 오장 쓸개가 바로 백힌 양반들인 모양인데, 자, 그라만 진짜 우랑 사소 우랑요. 〈우랑이 뭐껴〉 아 우랑도 모르니껴. 소 불알 말이시더. 맛조-코(조-코), 먹으만 양기에 조-코(조-코), 늙은 양반 젊은 마누라 둘씩 다리고 사는 데는 이 소불알 아이고는 안될 께시더. 아따 남의 눈치는 머 할라꼬 보니껴. 그지마고 얼른 사소, 얼른요... 지 돈 주고 지 양기 돋꿀라 카는데 누가 머라 카니껴? 헤헤헤....... 공자도 자식 놓고 살았지요? 자식을 볼라 카만 양기가 시기전에는 빌 도리가 없니데이... 헤헤... 그놈으 서너푼치도 안되는 체면 점잔 때문에 이놈으 장사 마했네 마했어... 에이고, 장사도 안되고 춤이나 실컷 추다 가야 될따."

- 자진 모리 -


〈망태에 넣은 칼과 도끼를 꺼내서 휘두르며 춤을 한바탕 춘다. 그러다가 천둥소리 -쇠소리 신호- 에 놀란 백정은 허겁지겁 퇴장한다.〉


백정마당에서는 두 가지 행위가 극적으로 두드러진다. 도끼로 소를 단숨에 쓰러뜨리는 행위와 소불알을 파는 행위이다. 백정의 자유분방한 춤과 거침없는 몸짓, 그리고 소를 단숨에 쓰러뜨리는 패기는 신분차별에서 오는 주늑 든 기를 마음껏 펼치고 있는 형상이다. 그리고 양기에 좋다고 소불알을 높이 쳐들고 다니다가 구경꾼 눈앞에 들이밀며 우랑을 사라고 외치는 행동은 성이야말로 마음껏 즐겨야 할 인간의 본성임을 숨김없이 드러낸다. 그럼으로써 기존의 도덕률 곧 성을 극도로 은폐해야 하는 유교체제와, 백정을 천민으로 규정하여 핍박하는 신분제도에 대한 저항의지를 적극적으로 표현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