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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진생 김씨 서낭신
1939년 하회마을 입구의 모습이다.
1939년 하회마을 입구의 모습이다.

무진생 김씨 서낭신은 허도령의 탈막을 엿보다가 허도령이 죽자, 이를 비관하여 죽음에 이른 김씨 처녀라고 전해진다. 주민들은 김씨 처녀를 서낭신으로 모시고 매년 정월 대보름날 당제를 지내고, 몇 년에 한 번씩 별신굿을 놀았다.

무진생 김씨 서낭신의 내력은 허도령 전설에서 살펴볼 수 있다. 고려 중기에 있었던 일이다. 마을의 허도령이 신의 계시를 받아서 아무도 범접하지 못하도록 금줄을 치고 탈막 안에서 탈을 깎았다. 백일 기한으로 탈을 깎는데 허도령을 사랑하던 김씨 처녀가 허도령을 보고 싶은 열망에 견딜 수가 없었다. 백 일째 되는 날도 아무 소식이 없자, 김씨 처녀는 더 이상 참지 못하고 금기를 어기며 탈막을 몰래 엿보았다. 그러자 허도령은 이매탈의 턱을 완성하지 못한 채 그 자리에서 피를 토하고 죽어버렸다. 김씨 처녀는 죄책감에 스스로 목숨을 끊고 말았다. 마을 사람들은 허도령을 그리워하다 죽은 김씨 처녀의 넋을 기려 서낭당에 모시고 해마다 당제를 올리고 몇 해 만에 한 번씩 별신굿을 하며 탈춤을 추었다고 한다.

하회사람들은 무진생 김씨 서낭신을 '김씨 할매' 또는 '무진생 서낭님'이라고 부른다. 또 당(堂)을 상당(上堂)이라 일컫는 것 외에도 당신(堂神)의 성격에 따라 각시당 또는 처자당(處子堂), 여당(女堂)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주민들은 매년 정월 대보름날 서낭당에서 마을의 안녕과 주민들의 건강을 위해 당제(堂祭)를 지낸다. 허도령 전설은 하회마을을 이해하는 데 중요한 실마리를 제공한다. 하회사람들이 모시는 서낭신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이 전설을 살펴보아야할 정도이다. 어느 마을이건 마을에서 모시는 신에 대한 내력을 기록한 자료는 매우 희귀하다. 이 때문에 당신(堂神)에 대한 설화는 마을공동체 신앙을 연구하는 데 매우 유용한 자료가 된다. 따라서 허도령 전설은 당신화(堂神話)로서 서낭신의 내력과 당제의 전통을 담고 있는 당신화로서 큰 의미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