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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애 불천위제사

충효당 종택에서는 서애 류성룡을 불천위로 모시고 있으며, 종택 좌측에 류성룡의 신주와 영정을 모신 사당이 위치하고 있다. 제사에 소요되는 비용은 풍산읍 수리에 있는 위토에서 충당하고 있으며, 제사 하루 전에 유사 2명과 산보(山保) 1명이 제물 장보기를 한다. 2004년 6월 22일(음력 5. 6), 저녁 무렵이 되어 제관들이 하나둘 도착하자 저녁식사를 끝내고 문회(門會)를 개최하였다. 밤 11시 30분 정도가 되자 제관들이 제구와 미리 담아둔 제물들을 점검하는 등 분주히 움직이기 시작하였다. 이윽고 새벽 1시가 가까워지면서 제사를 거행되었다.

■ 서애 불천위제사 상차림



■ 절차

○영신迎神

조상신을 맞이하기 위해 준비하는 절차이다. 종택 안채의 대청마루에 병풍을 설치하고 제사상과 교의交椅, 향탁과 향로, 축판祝板 등의 도구를 정리해둔다.

○설소과設蔬果

과실과 채소 등 이른바 마른 제물을 진설하는 절차인데, 이를 1차진설이라고 한다. 충효당 종가에서는 제사상의 가장 앞줄(5열)에 진설하는 과실을 4열까지 겹쳐서 차리는 점이 특징적이다. 이처럼 제물의 숫자에 비해 제사상이 협소한 경우 뒤쪽의 열에까지 진설하는 것을 ‘곡설曲設’이라고 한다. ‘ㄷ’자로 꺾어서 차린다는 뜻이다. 아울러 충효당 종가에서는 ‘중개’라고 해서 밀가루를 반죽하여 기름에 튀겨낸 과자를 약 70여개 괴어 올린 제물을 마련하는데, 이는 서애 류성룡이 평소 즐겨먹던 음식이다. 그런 다음 3열에는 좌반과 김, 청채靑菜(시금치) · 백채白菜(고사리, 무나물, 콩나물) · 침채沈菜(물김치) · 식혜食醯(발효시킨 밥)을 진설하는데, 좌반이 매우 특징적이다. 대개 좌반은 조기 한 마리 혹은 두 마리를 제기에 담아 차려내는 것이 일반적인데, 충효당 종가에서는 마치 도적과 같이 어물과 쇠고기를 겹겹이 괴고 나서 가장 윗부분에 조기 두 마리를 얹는 방식이다. 마지막으로 1열에 술잔과 시접(수저를 놓는 접시), 면麵을 차려둔다.

○출주고사出主告辭

사당에서 신주를 모셔오는 절차이다. 신주가 안치되어 있는 감실 앞에서 초헌관이 향을 피우면, 축관이 기일을 맞아 제사를 거행하겠으니 모셔가겠다는 내용의 축문을 읽는다. 그런 다음 집사가 감실에서 신주를 꺼내 가슴에 안고 제청으로 향한다.

○참신재배參神再拜

조상을 맞아 인사를 드리는 절차이다. 사당에서 모셔온 조상의 신주를 제사상 교의에 안치하면 모든 제관들이 절을 2번 한다.

○강신례降神禮

조상의 영혼을 신주로 모셔오기 위한 절차이다. 초헌관이 앞으로 나아가 향을 피우고 나면, 집사가 술잔을 건네주고는 술을 따라준다. 초헌관은 이를 모사(茅沙) 그릇에 3번 나누어 붓는 뇌주를 행한 다음 집사에게 주면 제사상에 올린다. 초헌관을 비롯하여 모든 제관들이 재배한다. 강신례는 하늘에 머물고 계신 혼魂을 불러 내리기 위해 향을 피워 연기를 올려 보내고, 지하에 깃들어 있는 백魄을 모셔오기 위해 땅을 상징하는 모사 그릇에 술을 따라 붓는다는 의미를 지니고 있다.

○진찬進饌

설소과의 절차에서 올리지 않은 나머지 제물들을 진설하는 절차이다. 이를 2차진설이라고도 한다. 1열에 메와 갱을 차리고, 2열에는 육적肉炙(쇠고기)과 소적蔬炙(두부), 그리고 쇠고기를 만든 육탕肉湯, 바닷물고기로 끓인 어탕魚湯, 닭고기로 만든 계탕鷄湯, 민물고기의 어탕魚湯, 두부를 넣은 소탕疏湯등의 5탕을 진설하고, 가장 중앙에 도적을 놓는다. 특징적인 것은 충효당 종가의 경우 매번 불천위 제사 때마다 떡을 제사상 좌측 바닥에 진설한다는 점이다. 물론 제사상이 협소하기 때문이다. 그런가 하면 이는 제물 규모의 역사적 변천양상을 드러내주는 흥미로운 사실이기도 하다. 충효당 종가의 제사상은 선대 조상들로부터 물려받은 것이다. 그리하여 가장 앞줄인 5열에 과실을 모두 차리지 못하여 4열까지 진설할 정도로 폭이 협소한데, 추측하건대 아마 당시에는 제물 진설에 이러한 어려움을 겪지 않았을 것이다. 그러나 가문의식이 점차 고조되면서 제물 규모가 점점 커지고 급기야는 제사상에 미처 올리지 못하여 바닥에 차리거나, 또 원래의 열을 벗어나 이른바 ‘곡설曲設’의 방식으로 다른 열까지 침범하는 현상이 생겨난 것으로 생각한다.

○초헌례初獻禮

종손인 초헌관이 첫 번째 술을 올리는 절차이다. 초헌관이 앞으로 나아가면 집사가 술잔을 건네주고 술을 따라준다. 초헌관이 술잔을 향불 위로 집사에게 건네주면 이를 메와 갱 사이에 둔다. 그런 다음 밥뚜껑을 열어둔다. 초헌관을 비롯한 모든 제관들이 재배한다.

○독축讀祝

축관祝官이 축문을 낭독하는 절차이다. 축문을 읽는 동안 모든 제관들은 무릎을 꿇고 머리를 숙인 자세(부복)를 취한다. 축문은 제사를 지내기 전날 미리 작성해두는데, 충효당 종가에서는 종손이 자필로 쓴다.

○아헌례亞獻禮

아헌관이 두 번째 술잔을 올리는 절차로서 대개 서애파의 지파 종손들이 담당한다. 술을 올리고 나서 아헌관을 비롯한 모든 제관들이 재배한다.

○종헌례終獻禮

종헌관이 세 번째 술잔을 올리는 절차로서 서애파가 아닌 다른 파에서 담당하는 편이다. 술을 올리고 나서 종헌관을 비롯한 모든 제관들이 재배한다.

○유식례侑食禮

조상에게 술을 더 권하는 절차이다. 집사가 술병을 들고 초헌관이 들고 있는 밥뚜껑에 술을 따르면, 초헌관이 제사상으로 가서 종헌관이 올린 술잔에 붓는다.

○삽시정저揷匙正箸

조상이 음식을 드시도록 수저를 정돈하는 절차이다. 초헌관이 밥뚜껑을 열고 숟가락을 꽂는다. 이때 숟가락의 움푹 파인 부분이 동쪽을 향하도록 한다.

○합문闔門

조상이 음식을 드시는 절차이다. 조상이 마음 편히 드실 수 있도록 병풍으로 제사상을 둘러치고 모든 제관들이 무릎을 꿇고 머리를 숙인 상태(俯伏)로 기다린다. 흥미로운 점은 충효당 종가에서는 합문의 절차에서 축관이 제청의 전등을 모두 끈다는 사실이다. 여타 가문에서는 볼 수 없는 특징적인 것이라 할 수 있다.

○계문啓門

조상이 음식을 드시기를 마친 절차이다. 일식구반一食九飯, 곧 한 번의 식사에 아홉 번의 수저를 드는 시간이 지나면 축관이 동쪽을 향해 “어흠! 어흠! 어흠!”하고 헛기침을 3번하면 제사상을 둘러쳤던 병풍을 걷는다.

○진다례進茶禮

숭늉을 올리는 절차이다. 제사상에서 국을 내리고 숭늉을 올리는데, 실제로는 냉수를 준비한다. 초헌관이 숟가락으로 밥을 3번 떠서 숭늉에 말고 숟가락을 그릇에 걸쳐 놓는다. 이때 손잡이 부분이 서쪽을 향하도록 두고 제관들은 자리에서 일어나 상체를 구부린 채로 잠시 기다린다. 이 자세를 국궁鞠躬이라고 한다.

○사신례辭神禮

조상의 영혼을 떠나보내는 절차이다. 축관이 ‘어흠’하고 헛기침을 3번하면 상체를 펴고 숭늉 그릇에 걸쳐두었던 숟가락을 거두고 밥뚜껑을 덮는다. 그리고 신주 주독의 뚜껑을 덮는 폐독의 절차를 행한다. 그런 다음 집사가 제사가 순조롭게 마쳤음을 알리는 ‘이성利成! 이성! 이성!’하고 소리를 친다. 모든 제관들이 재배를 하면 축관이 앞으로 나아가 향로 위에서 축문을 불사르는 분축焚祝의식을 행한다.

○송주送主

신주를 사당의 감실로 다시 모신다.

○음복飮福

헌관을 비롯하여 모든 제관들과 참사객들이 음복을 한다.

■ 서애 불천위제사의 특징





































































































1) 중개

충효당 종가에서는 ‘중개’라고 해서 밀가루를 반죽하여 기름에 튀겨낸 과자를 약 70여개 괴어 올리는데, 이는 서애 류성룡이 평소 즐겨먹던 음식으로 여타 가문에서는 볼 수 없는 특징적인 제물이다.

2) 소적蔬炙

충효당 종가에서는 소적의 제물로 두부 한모를 마련하는데, 두부 부침을 올리는 일반적 경향에 비해 매우 특징적이다.

3) 좌반佐飯

좌반은 조기-쇠고기-방어-가오리-상어-청어-고등어-명태의 순이다.

충효당 종가에서는 좌반을 도적과 유사한 형태로 차리는데, 조기 한 마리 혹은 두 마리를 차려내는 일반적 경향에 비해 특징적 방식이다.

4) 육적肉炙
충효당 종가에서는 육적으로 삶은 돼지고기를 진설하는데, 쇠고기 날 것을 차리는 일반적 경향에 비해 특징적이다.

5) 도적都炙과 육적肉炙 위에 걸쳐놓은 사지絲紙

제사 혹은 잔치 때 육류로 만든 음식 위에 종이를 오려 걸쳐두는 것을 사지絲紙라고 하는데, 제사의 제물에는 흰색 종이를 사용하고 잔치음식에는 오색 혹은 삼색종이를 얹는다. 이는 신성함을 상징하는 것으로서, 최근에는 거의 사라진 습속이다.

6) 떡진설

충효당 종가에서는 불천위 제사 때마다 떡을 제사상 좌측 바닥에 차려두는데, 그 까닭은 제사상이 협소하기 때문이다. 이는 제사상에 비해 제물 규모가 점차 성대해지는 현상을 드러내는 것으로서, 매우 흥미로운 광경이다.

7) 음복비빔밥

음복을 할 때 밥 위에 나물을 얹는 것이 일반적 형태이지만, 충효당 종가에서는 부엌에서 비벼서 차려낸다는 점이 특징적이다. 이런 방식은 밥그릇마다 나물을 얹을 때보다 나물량을 절약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