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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산서원 향사

1613년에 세워진 병산서원에는 주향(主享)인 서애 류성룡과 그의 셋째 아들 류진이 배향되어 있다. 이들의 위패는 경내에 위치한 존덕사(尊德祠)에 모셔져 있으며, 음력 3월과 9월의 초정일(初丁日)에 춘추향사가 각각 거행된다.

■ 병산서원 향사 상차림(2008년 4월 7일)







[정위 상차림]







[종사위 상차림]



■ 절차

1. 분정례分定禮

향사의 역할분담, 곧 헌관(獻官)과 집사를 선정하는 절차이다. 저녁 9시 무렵, 유사(有司)와 각 문중의 대표 등이 입교당(入敎堂)에 모여 각자 정해진 자리에 앉는다. 유사가 벽에 걸린 분정판을 내려서 지난 향사 때의 제관 명단이 적힌 한지를 떼어내고 새로운 한지를 붙인다. 그런 다음 임원명단과 시도록(時到錄) 등을 참고하여 집사를 선정하고 한지에 명단을 적어 넣는다.

2. 제물준비

향사는 오전 6시 30분에서 7시 사이에 거행된다. 따라서 제물 진설은 새벽에 미리 해둔다. 분정이 끝나면 초헌관, 찬자(贊者), 유사 등이 제물이 보관되어 있는 전사청(典祀廳)으로 향한다. 물목단자(物目單子)를 보면서 제물이 잘 갖춰졌는지 확인하고는 한지로 묶은 다음 ‘근봉(謹封)’이라는 글자를 적어둔다.

3. 진설陳設

전사청에 보관 중인 제물을 향사의 거행장소인 존덕사(尊德祠)로 옮긴다. 이때 참제자(參祭者)들은 존덕사의 앞마당에 양편으로 줄지어 서서 제물이 들어올 때마다 읍(揖)을 한다. 새벽이 되면 사당 안으로 들어가서 제물을 진설한다.

4. 향사례享祀禮

아침 7시 무렵이 되면 제관들이 의복을 갖추어 입고 존덕사의 앞마당에 정렬하여 선다. 초헌관은 당상관에 적용하는 자주색 관복에 사모를 쓰고, 아헌관과 종헌관은 당하관이 입는 청색 관복과 사모를 착용한다. 나머지 제관들은 도포에 유건을 쓴다.


향사의 첫 순서는 축관이 신위(神位)를 모셔둔 주독과 제기의 뚜껑을 여는 절차이다. 이 과정이 끝나면 존덕사 밖에 서있는 참제자들이 일제히 재배(再拜)를 하고, 초헌관은 손을 씻은 다음 오른쪽 계단을 올라 사당의 중문을 통해 들어가서 향을 세 번 올리는 삼상향(三上香)을 행하고 동문을 통해 다시 밖으로 나온다.

-초헌례初獻禮

초헌관이 신위 앞에 나아가서 잔을 드리고 뒤로 물러나 있으면 축관이 축문을 읽는다. 독축(讀祝)이 끝나면 초헌관이 자리에서 일어나 동문을 통해 사당 밖으로 나간다.

祝文


維歲次 某年 某月 某朔 某日 干支 後學 姓名 敢昭告于


領議政文忠公西厓柳先生學博而要見徹而實莊敬之功表裏如一謹以淸酌猪牲祗薦時事以贈吏曹參判修巖柳公從享 尙饗


-아헌례亞獻禮

아헌관이 사당 안으로 들어가서 잔을 드리고 동문을 통해 밖으로 나온다. 하나의 술잔을 모든 헌관들이 함께 사용하는 일반 기제사와 달리 향사에서는 헌관들이 올리는 술잔을 거두지 않고 제사상 위에 그대로 두는 점이 흥미롭다.





-종헌례終獻禮

종헌관과 분헌관이 사당 안으로 들어간다. 종헌관은 주향인 서애 선생에게 잔을 드리고 분헌관은 종향인 수암 선생에게 잔을 드린다. 그런 다음 두 사람 모두 동문을 통해 밖으로 나온다. 종헌관과 분헌관이 술잔을 올림으로써 제사상 위에는 3개의 술잔이 차려지게 되는 셈이다. 여타 서원과 달리 병산서원의 경우 종헌례에서 분헌관을 별도로 선정하여 술잔을 올리게 하는 점이 독특하다.





-음복례飮福禮

축관이 제주항아리에서 복주를 뜨고 신위 앞에 진설된 조육을 덜어낸다. 그런 다음 존덕사 문 앞에 술잔과 조육 접시를 차린 음복상을 마련하면 초헌관이 음복을 한다. 초헌관은 술을 마시고 조육을 집어서 먹는 시늉을 하고는 접시에 다시 놓는다. 음복례가 끝나고 초헌관이 동쪽 계단을 통해 마당으로 돌아가면, 초헌관 이하 참제자들이 모두 재배한다. 집사가 제기의 뚜껑을 닫으면 참제자들이 다시 재배를 하고, 이어 축관이 주독을 닫는다.





-망예

축문을 땅에 묻는 절차이다. 알자(謁者)가 초헌관을 인도하여 망예를 하는 자리로 가면 축관은 서쪽 계단으로 내려와 초헌관이 음복했던 조육을 축문에 싸서 구덩이에 묻고 기왓장으로 덮어둔다. 그런 다음 초헌관이 제자리로 돌아가면 알자가 초헌관 앞으로 가서 상체를 구부려 향사례가 끝났음을 고한다.

5. 음복개좌飮福開座

향사가 끝난 아침 8시부터 입교당(入敎堂)에 음복상이 차려진다. 가장 헌관들에게 술잔을 올리고, 다음으로 역할을 담당한 제관들에게 술잔을 드린다.

6. 천망薦望

차기 향사의 임원을 선정하는 절차이다. 이는 인사위원회에서 담당한다. 총 7명으로 구성된 인사위원회는 겸암파에서 1명, 서애파에서 1명, 그리고 종손이 선임된다. 나머지는 풍천면에서 2명, 풍산읍에서 2명이 선출된다. 임기는 2년이다. 임원이 선정되면 해당자에게 보내는 망기(望記)를 작성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