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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짓기와 관리
집짓기(터다지기-상량)

집을 짓기 위해서는 순서가 있는데 먼저 집터를 고르고 터를 다지는 것에서부터 시작하여 땅의 기운을 알아보고 집이 들어서기에 적당하다 싶으면 이 땅을 지키고 있는 땅의 신에게 고한다. 그런 다음 주춧돌을 놓고 기둥을 세우며, 마지막에는 집이 모두 완성되었다는 의미로 집 주인과 마을 주민들이 모여 의식을 치르게 된다.

① 집터

집터는 동쪽이 높고 서쪽이 낮으면 생기가 있고, 서쪽이 높고 동쪽이 낮으면 부자는 되지만 대단하지는 못하며, 앞이 높고 뒤가 낮으면 집안에 좋지 못한 일이 많고, 뒤가 높고 앞이 낮아 시야가 트였으면 재산이 늘어나고 좋은 자식을 두게 된다.

② 개토

개토는 집터를 닦기 위해 처음 땅을 파는 일이다. 날을 정하여 땅의 신에게 먼저 알리는 제사를 지낸 뒤 일을 시작해야 흙이나 돌을 잘못 다루어 땅의 신에게 노여움을 사는 일이 생기지 않는다.

③ 정초(定礎)

터다지기가 끝이 나면 제를 지내는 사람이 정해 놓은 방향에 따라 기둥을 세울 자리에 주춧돌을 놓게 된다. 주춧돌을 놓는 날에는 제를 지내는 사람이 건물의 중심이 되는 주초의 정확한 위치를 알려주고 그 위에 열십자로 기둥의 중심축이 될 자리를 표시해 놓는다.

④ 입주(立住)

주초 위에 기둥을 세우는 작업을 입주라고 부른다.

⑤ 상량문

집 짓게 된 동기, 터전의 주소와 주변 형국, 집터 마련한 얘기, 집 설계와 노력, 건축 인력의 인원과 노력, 귀한 건축 자재 수급에서 빼놓을 수 없는 얘기 등에 대한 것들을 기록한다.

⑥ 상량제

상량이란 마룻보(종보) 중앙에 짧게 세운 대공과 대공 위에 길게 걸쳐 마룻대(종도리)를 올리는 것을 말한다. 상량이 시작되면 상량문(上樑文)이 쓰인 마룻대(종도리)를 상량할 위치에 놓고 그 앞에 제상을 차린다. 제상에는 돼지머리 또는 명태와 밥, 흰시루떡, 과일, 술, 돈 등의 제물을 차려놓고 향불을 피워 대주(집주인)가 두 번씩 3회 절을 한다. 대주의 절이 끝나면 아들, 손자들도 차례대로 절을 올린 다음 부어 놓았던 술을 마룻대에 뿌리면서 자손대대로 무병장수하며 가정이 화목하기를 빈다. 절이 모두 끝나고 나면 돈, 명태, 실, 쌀(쌀은 종이봉지에넣음)을 마룻대(종도리)에 매어 상량을 한다. 주초를 놓는 작업은 주초의 배열로 기둥이 놓일 자리를 결정하고, 그 기초를 만든다는 의미와 함께 집안에 새로운 성주신(집을 보호해 주는 신)의 태어남을 위해 어머니를 상징하는 땅에 아버지의 씨앗을 의미하는 주초를 박아 성주신을 태어나게 한다는 상징적 의미로 볼 수 있다. 입주는 기둥을 세우는 작업만을 하는 것이 아니라 기둥의 머리에서 보와 도리를 결합시켜 건물의 뼈대를 형성하는 작업이 포함되어 있기 때문에, 목수들은 이 날을 집 세우는 날이라고도 한다. 이는 입주에서 집의 뼈대가 형성된다는 의미 때문이다.